기록은 좋은거니까. 2019년 정산

2020. 1. 22. 09:27도옹글 일상

2019년

1월

 

얼 경 민

 

- 2일의 해를 봤다. 경민이랑 한얼이랑 연대 뒷산에 올라가서 오들오들 떨면서 일출 보고, 내려와서 국밥을 말았던. 사실 국밥 더 맛있게 먹으려고 일출 본 셈ㅋㅋ 그래도 확실히 아직까지 생생하다.

 

11:59 유피인만 아는 시각

 

- 유니브피티 피날래 시즌을 말 안 할 수가 없다. 서연이랑 승현이랑 도연이랑 모여서 거의 이주일 동안 발표 구상 고민했던 것 같다. 여행갔다온 추댕은 발표 구상에 진척이 없어서 놀라고... 근데 나는 그 효율성 없었던 이주일이 그렇게 재밌었다. 그냥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히히덕 거리면서 보냈던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2월

 

나의 예명은 사랑이었다.
발냄새 공격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착시현상임..

 

- 오랫동안 고민했던 음악크루에 들어가서 3개월 동안 준비했던 공연을 마쳤고, 나의 첫 대외활동 유니브피티의 수료식이 있었다. 활동이 끝났을 때 몰려오는 공허함은 나에게 깨달음을 줬다. 결과를 낼 수 있는 목표를 잡을 것 그리고 그 목표는 너무 크지 않을 것.
하나 더 느낀게 있다면 처음 시작할 때의 그 설레임을 끝까지 가져가는건 참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3월

 

어색했던 첫 쥐엠

 

- 인액터스를 시작했던 달이다. 처음 유니브피티에서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하다가 알게된 인액터스인데 여기에서는 내가 분명히 할 수 있는게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꼭 들어가고 싶었고, 우리 연세 미래에서도 인액터스가 활동을 한다는 사실이 참 꿈 같았다. 갓 만들어져서 따끈따끈 상태면 어떠리.. 만들어져 있는 것에 감사하며 3기로 들어가게 되었다. 
멘토가 되어준 민서오빠랑 애정하는 지훈이와 한 팀이 되어서 PIC를 준비하던게 아직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때 참 들떠있었고 열심이었는데..ㅋㅋ 같이 공모전 면접 본 것도 내겐 큰 기억이다. 

4월

 

결국 올리지 못했던 글

 

- 3일 내가 누군지 알고싶은 마음으로 글쓰는 계정을 만들었다. 속마음을 뱉어내는 공간이 되었고 나는 내가 생각하는 가치를 인정받을때 살아있음을 느끼는 사람이라는걸 발견하게 되었다.
이때가 인스타 계정 운영의 첫걸음이었다.

 

2호선 기관사님의 말로 강의를 열었다. 

 

- 6일 내가 강의라는 것을 했다. 1년동안 몸담았던 애정하는 유니브피티에서 새로운 기수들을 위한 스피치 기초 강의를 준비했다. 스피치 책도 엄청 뒤적거리고, 발성 영상도 보면서 연구했던 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건 강의 준비랑 더불어 도통 감이 오지 않는 오프닝으로 강의 당일날, 새벽 6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있었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가 참 내 인생에서 포기하지 못하고 끝까지 물고 늘어졌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결국에 내가 2시간 동안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야하는 거니까, 도망칠 곳은 없으니까. 
결국 오프닝은 떨었고, 기수들에게 어떤 강의로 남았을진 모르겠지만 돌아보면 볼수록 뜻깊은 기억이다.

5월

 

내가 서본 가장 큰 무대

 

- 학교 페어런츠데이때 학교 대강당에서 노래를 불렀다. 앞에는 학부모님들이 계셨고 뻘줌한 분위기가 싫어서 박수를 유도했다. 따라서 박수 쳐주시니까 그게 그렇게 신날 수 가 없더라. 
그리고 참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무대에 서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려고 사람들 눈을 보면 그렇게 긴장되던게, 노래를 부르려고 사람들 눈을 보니 오히려 긴장감이 사그라들었다. 그래서 무대에 서있는 그 순간이 마냥 행복했다. 막 짜릿하고 진짜 날아갈 것 같은 기분..? 진짜 가수를 꿈꿔야되나 생각했다. 

6월

 

여름 우리학교

 

- 원주 기숙사를 청산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원주는 참 징글징글하다.

7월

 

신촌 도서관에 앉아서 테블릿 첫 사용!

 

- 5일 25,000원짜리 중고 테블릿을 직거래로 구매했다. 이 테블릿으로 인해 나는 새로운 길에 또 한 발 내딛게 된다.

8월

 

우리 회장 정아가 만들어준 메세지

 

- 3일 1년간의 유니브피티를 마무리했다. 나의 첫 대외활동 유니브피티는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법을 알려주었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법을 알려주었고,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설명하며 미래를 꿈꾸게 해주었다. 그 바탕에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들과 함께 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우리의 첫 반상회 ( 교수님, 매니저님, 유의찌에, 천톰, 예진 )

 

- 28일 쉐어하우스에 입주했다. 너무 좋은 예진, 천톰, 유의찌에를 만난 곳. 연남동에 있는 우리 가족!

 

히히

 

- 31일 마지막날 DMS 면접을 봤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교장쌤과의 첫대면. 신선한 면접. 교장쌤 존경의 시작.

9월

 

3번째 도전에서 승인을 받았다!

 

- 4일 이모티콘을 승인받았다! 얼떨떨하기도 했고 앞으로 고난이 펼쳐질 것이란 생각은 전혀 못했던..

10월

 

생생한 그날의 기억

 

- 인액터스 피엠 자리를 내려놓았다. 인액터스의 일년 중 가장 큰 행사인 National Competition에 다녀와서는 이렇게 후기를 남겼었다. 인액터스를 통해 나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다고. 속으로 정했던 그 한계는 막막했던 프로젝트가 방향을 잡고 나아가기까지 내가 피엠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파도처럼 계속 해서 밀려오던 경제적인 자립에 대한 걱정이 10월쯤 더욱 심해졌다. 인액터스로는 돈을 벌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돈벌 궁리를 해야했다. 더이상 프로젝트에 내 시간을 쏟기가 힘들어서 책임자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참 멋도 없게 내려왔다. 우당탕탕 도망치듯이. 
그렇게 내려오고도 당시에는 아 나 참 멋없었네 하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정말 코가 석자였다. 그림을 그려야 했고, 돈을 벌어야 했다.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다짐과 하루아침에 내려놓은 피엠자리. 이질감이 드는 다짐과 결과 속에서 그래도 내 스스로 안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다음 팀리더가 되었을 때 두번 다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스스로에게 당부했다는 점이다. 그래도 피엠으로 있으면서, 나의 알량했던 생각의 한계는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이 나에게 가장 큰 깨달음이자 위안으로 남아있다.

11월

 

미리 만들어본 크리스마스 너겟 @nuggetjjang

 

- 너겟 계정에 올릴 컨텐츠를 고민했다. 사람들이 공감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될까. 
그리고 이 달에는 고민과 불안감을 많이 느꼈다. 별안간 무너질듯 작아져있는 내게 찾아오는 외로움은 아주 당연했다. 마음이 온전하지 못할 때면 어떻게 알고 마이너스의 감정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여튼 11월은 그랬다. 그래서 DMS 7기 회장 노릇도 제대로 못했다. 딱 놀기좋은 시기였는데..

12월

 

행복행!

 

- 언제였지. 길었던 이모티콘 수정 기간이 드디어 끝났다. 디자인과 학생들은 정말 피가 마르겠구나 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던 시간이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튜디오의 마지막 메세지는 이랬다. "이모티콘 출시일은 1~3개월 이내 공지될 예정입니다" 네.. 또 다시 기다릴께요..

 

 

- 21일 DMS를 졸업했다. 내 인생의 네번째 학교. 그곳에서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 내 이름이 어떤 수식어 뒤에 있더라도 변하지 않을, 그런 인생에 대한 가치관을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존경할만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결국 사람이 남는 모임 중 유일하게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2019년을 돌아보면,

 

가을 하늘 같은 사람

 

- 신기하게도 모든 깨달음에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이었다. 2019년에도 주변에 참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 또 평소에는 그렇게 못느끼다가 돌아보면서 찬찬히 뜯어보니 고마운 마음이 엄청 부풀어오른다. 

- 나는 포장하는걸 못한다. 속에 있는걸 숨기고서 멋있게 포장하는거. 그거 못하는 사람이다.

- 그리고 이제보니 나 되게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인가보다. 깨달은 것도 많은데 면접자리에 가면 멋있게 말하는걸 모른다. 깨달은 건 많지만 밖으로 꺼내보일 수 있는 상 하나 없는 것이, 그리고 결국 내 손으로 끝까지 잘해낸 일이 없다는 사실이 내게 자격지심으로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건지.

- 그렇다면 그것이 자격지심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봐야겠다.

- 난 부족한 부분을 깨닫되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않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 상반기는 원주에서, 하반기는 서울에 살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원주에 다녀왔다. 이젠 원주에 갈 일도 얼마 안 남았다. 
강원도 원주가 어떻게 내 삶에 들어와서 벌써 알게 된지도 5년이 지났다. 원주에서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추억이 아주아주 가득한 그 곳. 몇 년 뒤에 딱 중간고사 기간에 벚꽃 보러 캠퍼스 놀러가도 그대로 예뻤으면 좋겠다. 뭔가 우리학교는 언제가도 그 모습 그대로 예쁠 것 같은 느낌. 좀 든든한 휴양지가 생긴 느낌도 드니 좋다. 



이제 작년이 되어버린 2019년은 테블릿 펜을 잡고 여러모로 도전을 시작한 해였다. 당근마켓 직거래로 산 25,000원 짜리 테블릿. 이모티콘도 하나 완성하고 탈락하긴 했지만 캐릭터 공모전도 4개 정도는 나간 것 같다. 하반기 내내 꾸준히 도전했던 공모전. 나름 느낀점도 있었다. 캐릭터를 그리는 사람도 그림 실력만으로는 안된다는 사실. 스토리를 입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건 내 캐릭터를 그리면서 진작에 느끼고 있었다. 그게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오랜기간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튼 2020 쥐띠의 해! 
올해는 내가 그리고 있는 캐릭터 너겟이로 끝장을 보기로 마음 먹었다. 쥐띠의해라 너겟이가 설치류였으면 더 좋았으련만 설치류는 아니고 우리랑 같이 세상에 존재하는 행복 가득한 노란친구다. 앞으로의 근황이 궁금하다면 @nuggetisnotchicken 으로 지켜볼 수 있다 ㅎㅎ 근데 솔직하게 말하면 아직 쑥쓰러우니까 아무도 안봐주면 좋겠다.

이상 2020년의 이남경은 자존감이 튼튼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그리고 고마운 사람들에게 더욱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