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기록

2019. 11. 26. 21:58도옹글 일상

 

by 2019. 2. 24 남경

나를 찾는다는 일은 꽤나 모호한 결과를 내는 일이더라.

정확히 말하면 세상에 머리를 내미는 순간부터 나를 찾는 여행은 시작된걸꺼야.

그런데 내가 여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건 22살 때 였나

아마 부회장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끌어오를 때 부터 였을거야. 

1년간의 부회장, 그 이후로 두번의 이중전공 도전, 휴학, 연합동아리, 버스킹모임, 공연크루.

 

오늘 공연크루 수료증과 함께 공연크루를 입단할 때 썼던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받았어.

 

첫마디는 남경아 즐거웠지? 로 시작해.

그 이후로 쓰여있는 편지를 읽는데, 시작할 당시에 난 굉장히 신중했고 고대하던 일을 시작한 것이었으며 그래서 많이 들떠 있었더라. 

 

머리가 멍한거야.

한대 맞은 것 처럼 머리가 멍해져서 이내 이게 무슨 감정일까 생각했지.

 

공연을 준비하던 동안에도,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을 때도 나는 꽤나 식어있었어.

매주 일요일 12시에 연습실을 가는길에도 힘들다는 생각이 많이 스쳤고, 연습을 하면 그냥 연습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시작할 때의 반짝이던 나와, 수료증도 겨우 받으러 가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나도 대조 되는거야.

 

그러면서 나의 모든 끝맺음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는데, 난 끝맺음에 굉장히 서툰사람이었어.

 

무언가가 끝나갈 때 쯤 나는 처음에 무엇을 이루기 위해 시작했는지, 그 방향을 잃은채 걷고 있더라고.

 

그리고는 내가 방향을 왜 잃게 되는지에 대한 생각을 했는데, 

목표가 모호해서 그렇다는 결론을 내렸어.

 

사실상 정답을 찾을 수 없는, 정답이 단 몇개로 제한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수없이 늘어날 수 있는 문제였거든.

'나'를 찾는 일.

 

그래도 우선은 1년동안 많이 찾아 헤매었던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어.

그 목표 하나로, 용기를 내고 도전했던 나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

 

그리고 이제는 알아. 아버지의 말대로 평생 동안 해야하는 고민이라는 걸. 

그러니 너무 애써서 고민을 끝내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덫붙여서 전하고 싶은 말은,

첫번째로 분명한 결과를 낼 수 있는 목표를 잡을 것. 나를 찾는일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돼.

두번째는 항상 이 일을 시작한 동기에 대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할 것.

세번째는 다시 도전할 것.

공연중!

 

새해가 다가오는 시점에 메모장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작년 연말은 야뮤크루랑 함께했었지..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또 한 해가 흘렀다. 그렇게 눈 깜짝할 새에 지난 것 같진 않고 그냥 어느새 새해라는게 놀라울 따름이다.

올해는 "나를 찾는 것" 이라는 모호함보다 한결 명확한 목표를 다양하게 두고 지내왔던 것 같다.

나는 차츰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시간동안 내 스스로에게 증표를 남기는 방법을 알게되었다.

그 덕에 목표가 끝이 난다해도 다시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되었고, 더이상의 허망감은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아, 사실 모르겠다. 부베부베부베붸베 내가 무슨말 하는지 잘 모르겠다..ㅋㅋ

결론은 그냥 지금이 좋다. 지금이 좋아서 과거를 돌아보는게 힘들지도.

지금이 좋지 않으면 좋았던 과거가 생각나듯, 언제나 사람은 마음이 편하고 좋은 곳에 머물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래서 진짜 결론. 24살 끝무렵의 나는 24살 도입부의 나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사실!

그거면 충분하지 뭐~